본문: 이사야 30장 1~17절
1. 오늘 본문인 ‘이사야 30장’을 보면서 기억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사야서의 핵심 메지지 가운데 하나인 ‘이스라엘의 구원자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입니다. 다르게 말한다면 ‘이스라엘이 정말 의지했던 것은 무엇인가?’입니다.
사실, 이스라엘은 출애굽 이후에도 늘 애굽을 동경했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애굽의 신들’이 보장?해 주는 ‘풍요, 번영, 명성, 힘’ 따위를 그리워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주시는 ‘그 어떤 것’과 늘 비교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 본문을 통해 ‘이스라엘’이 제발 눈에 보이는 ‘허망한 것의 절정인 애굽’에 기댄 마음을 버리고, 여호와께 돌아올 것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2.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이스라엘’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습니다. 더 패역한 길을 갑니다. 1절의 기록처럼 오히려 죄에 죄를 더합니다. 2절은 이스라엘이 죄악을 버리지 않은 이유입니다. 바로의 세력을 힘입어 스스로 강해지려 합니다. 즉, 하나님을 떠나 자기 맘대로 살기 위해 ‘애굽의 힘’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정곡을 찌르십니다. 인간의 ‘자기 계획’을 훤히 보고 계십니다. 겉으로 드러난 우상숭배 수준이 아니라, 결국 자기 스스로 강해짐을 통해 ‘자아실현’하려는 인간의 근본 죄성을 알고 계십니다. 선악과를 손대면서까지 ‘하나님의 주인 되심’을 버리고 ‘자기가 자기의 주인 됨’을 택한 인간의 본성을 알고 계십니다. 스스로 강해지기 위해, 그 누구에게도 아쉬운 소리 하지 않기 위해, 내 뜻대로 살기 위해 하나님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는 인간의 죄성을 알고 계십니다.
하나님께서는 1~7절을 통해 이런 ‘이스라엘’을 향하여 헛되고, 무익하며, 허망한 애굽을 의지하지 말 것을 간곡히 부탁하십니다. 8절에서는 ‘서판’에 기록하라고 하십니다. 후세에 남기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이사야서가 기록된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십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뒤틀어지고, 패역하고, 굳어버린 마음을 아십니다. 9~11절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특히 10절에 ‘바른 것, 부드러운 것’을 말하지 말라, 거짓된 것을 말하라는 것, 11절의 “바른 길, 첩경”은 그냥 ‘길’입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제시하신 ‘올바른 길’ 즉, 회개하고 돌이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단추가 잘못 채워졌으면 풀고 처음부터 다시 채우는 것입니다. 중간에 얼렁뚱땅 대충 얼버무리고 가는 것이 아닙니다.
3. 인간은 자기 존재의 한계를 압니다. 감추고 있을 뿐 스스로 설 수 없고, 스스로 강해질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압니다. 자존할 수 없기에 자존한다고 여기는 신적 존재에 기대려 합니다.
물론, 여호와 하나님, 삼위일체의 하나님만이 자존하시는 참 신이십니다. 다른 신적 존재는 사탄이 인간을 속여 위장하거나, 인간이 생각으로 만들어 낸 것들입니다.
그런데, 진짜 인간의 간사함은 이것입니다. 신적 존재로부터 뭔가를 얻어내기 전에는 잘 섬기는 척합니다. 그렇게 원하는 것을 얻어내어 ‘스스로 강해진 것’을 느끼면 태도가 바뀝니다. 반대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그 신적 존재가 채워주지 않으면 섬기던 신을 바꿉니다.
특히, ‘여호와 하나님’같은 신적 존재는 껄끄럽습니다. 사람의 귀에 부드러운 말을 들려주지 않습니다. 거짓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설렁설렁 적당히 굽은 길로 가는 것을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죄인됨을 철저히 인정하며 십자가 앞에 엎드린 자에게 열어놓으신 구원의 길, 생명의 길, 회복의 길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찔리는 것입니다. 심령에 영혼의 수술칼을 대는 것입니다. 얼룩진 삶의 자국을 그리스도의 피로 씻어내는 것입니다.
4.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날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그리스도의 복음, 하나님의 축복, 영광’이라는 이름으로 ‘너무 휘두른 것은 아닌가? 너무 설친 것은 아닌가? 너무 나댄 것은 아닌가? 너무 잘난 척한 것은 아닌가? 하나님을 이 땅에서 의지하는 것들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 것은 아닌가?’라는 스스로의 질문 앞에 서 보았습니다.” 제 대답은 “그렇다. 그래왔다.”입니다.
13절의 말씀을 꼭 기억하십시오. “너희가 돌이켜 조용히 있어야 구원을 얻을 것이요 잠잠히 신뢰하여야 힘을 얻을 것이거늘 너희가 원하지 아니하고…”
기억을 한번 더듬어 보십시오. “우리 언제,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잠잠히 있어봤습니까? 조용히 엎드려 나를 못 박기 위해 십자가를 깊이 묵상해봤습니다?” (십자가를 묵상하는 것은 명상, 수행 수준이 아닙니다. 내가 주님과 함께 못 박히는 것입니다.)
혹시, 우리에게 예수님을 믿고 난 이후 ‘축복’이라고 믿는 그 어떤 것이 있으십니까? 좋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저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에 마음 빼앗기지 맙시다. 그대로 두면 보이는 것을 의지하는 기울어지는 육체를 인정하고, 십자가에 전인격을 단단히 붙들어 맵시다.
진정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은혜를 경험한 사람은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잠잠히 십자가 앞에 엎드리는 줄 믿습니다!
지민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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