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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Hyung Yun

6월 17일 2021년 목요일 묵상

본문: 잠언 25장 1~14절


1. 잠언 25~29장은 솔로몬 잠언의 두 번째 모음집입니다. 1절의 기록처럼 남유다의 13대 왕이었던 히스기야 왕의 신하들이 솔로몬의 잠언을 모아서 편찬한 것입니다.

과거에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맹이었습니다. 글을 아는 것만으로도 지식층, 특권층, 권력층, 상류층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잠언은 유다 왕실에서 왕족을 교육하는 교과서 같은 것이었습니다. 왕실에서 운영하는 교육기관에서 선발된 젊은이들을 교육하는데 사용되었을 것으로 봅니다.


2. 그러나, 이런 생각으로 잠언을 본다면 자기도 모르게 특권의식 혹은 우월의식에 빠진 해석을 하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 수차례 등장하는 ‘왕’을 말 그대로 인간 ‘왕’으로 생각하여 해석하게 됩니다. ‘왕정’이라는 정치제도가 사라진 오늘날에는 어떤 공동체의 지도자와 왕을 대비하여 설명하려 합니다.

특히, 교회 공동체에서는 ‘하나님의 세우심, 택하심을 입은 목회자의 권위’를 세우는데 2~3절을 적용하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어떠십니까? 2~3절을 보면 ‘왕의 권위(?)’에 대해 뭔가 신비한 느낌이 들지 않으십니까? 위대하신 하나님께서 감추어진 어떤 것들을 왕(지도자)에게만 보여주시는 것 같다는 마음이 들지 않으십니까? 헤아릴 수 없이 높고, 깊은 왕(지도자)의 마음에 신비감마저 들지 않으십니까?


3. 오늘 본문에서 1~3절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오늘 본문에 기록된 내용들은 언제나 그렇듯 이해가 어려운 것이 없습니다. 정말 귀한 삶의 지혜, 삶의 태도 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말씀대로 살지 못하는 내 심령을 두드릴 뿐, 사람의 이성과 윤리적 잣대로도 어긋나는 것이 없는 말씀입니다.

나는 비록 이 말씀대로 살 능력이 없지만, 내가 이 말씀을 붙들고 나를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면 됩니다. 내가 죽은 그 자리에 나 대신 사시는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행하십니다.

그렇습니다. 말씀 앞에서 내가 행하려는 나의 의로움을 가장 먼저 죽여야 합니다. 또한 말씀을 피해 다니며 행하지 않으려는 나의 간사함도 버려야 합니다. 나의 왕! 나의 주인! 나의 통치자!는 나 자신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믿고 나가야 합니다.


4. 나의 왕, 주인, 창조자, 통치자이신 예수 그리스도!!! 이 진리를 딱 붙잡고 2~3절을 다시 보십시오.

이것은 왕에게 어떤 신비적 권위를 부여하기 위한 말씀이 아닙니다. 보통의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하나님의 일을 왕에게만 드러내 보여주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한국의 속담처럼 ‘뱁새가 황새를 쫓아가지 못하고, 까마귀가 백로의 고결함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곤란합니다.

2절에서 특징이 있습니다. 잠언에서 처음으로 ‘하나님’ 즉, 히브리어 ‘Elohim(엘로힘)’이 등장합니다. 지금까지 잠언에서는 ‘언약의 하나님’이라는 하나님의 이름인 ‘여호와(Jehovah)’만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하나님의 전 우주적인 이름, 전능자, 모든 것을 다스리시는 분, 모든 것의 주인이시라는 의미의 ‘Elohim’이 처음 등장합니다.

이것은 솔로몬의 고백입니다. “여러분, 혹시 제가 대단해 보이십니까? 똑똑해 보이십니까? 지혜롭고, 부유해 보이십니까? 아닙니다! 저와 여러분에게 왕은 한 분 뿐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Elohim), 언약의 하나님(Jehovah), 한 분 밖에 없습니다. 사람의 눈에 보이는 왕은 진정한 왕이 아닙니다. 저는 도구일 뿐입니다. 저는 하나님의 높음과 깊음을 알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숨기시고, 하나님께서 살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왕’입니다. 그 사이에 ‘솔로몬’이라는 인간이 끼어들 수 없습니다.”라는 고백입니다. 아니, 솔로몬은 죽을 때까지 이 마음을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왕이 될 때 처음 가졌던 그의 고백인지, 교만했던 과거를 돌이킨 후 반성의 고백인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5. ‘왕=하나님’이라는 너무 당연하지만, 실제 삶에서 가장 잘 안 지켜지는 말씀! 더 정확히는 그렇게 살기 싫어하는 우리의 감춰진 본성을 인정하며 말씀을 묵상해야 합니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은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깁니다.’라고 기도합니다. (물론, 그렇게 기도하면 ‘내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 주시지 않을까…?’라는 간교한 생각이 내 안에서 움직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들, 내가 통제 가능한 일들, 내 능력 안에서 전혀 고민없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내가 그 일과 결정에 주인행세를 합니다. 왕이 되어 살아갑니다.

6~7절의 “왕 앞에서 스스로 높은 체하지 말라! 대인들(높은 사람?)의 자리에 서지 말라!”라는 솔로몬을 통한 성령 하나님의 당부를 마음에 새겨보십시오.

결코, 어떤 모임 혹은 사회 생활 등에서 높은 자리에 앉으려다가 망신당하지 말고, 겸손하게 살아가라는 수준의 권면이 아닙니다.

나의 통치를 버리고, 네가 네 삶의 주인(왕)이 되려는 근본적인 인간의 죄성에서 돌아서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권위와 능력을 이용해서 겸손한 듯 자아의 바람과 뜻을 이루려는 삶에서 돌이키라는 말씀입니다.

우리의 왕이신 예수님은 이런 저와 여러분을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왕의 십자가 앞에 높아진 우리 전인격과 심령을 못 박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앞뒤 분간도 못하고 뻣뻣하게 서있으면 안 됩니다. 납작 엎드려야 합니다. 납작 엎드린 영혼의 태도는 우리 삶의 열매로 드러나게 될 줄 믿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여호와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를 높이는 삶인 줄 믿습니다.


지민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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