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고린도전서 7장 25~40절
1. 어제 읽으신 본문 이후 계속해서 결혼과 관련된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미혼인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과 약혼한 남녀, 과부에 대한 조언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두가지 배경을 알면 본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첫째는 25절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고린도 교인들이 편지(고전7:1)를 통하여 ‘처녀(미혼자)들의 결혼 문제’에 관하여 사도 바울에게 질문을 했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역사적 배경입니다. 사도 바울과 고린도 교인들이 편지를 주고받았던 시기에 ‘고린도 지역’은 계속된 기근으로 경제적 상황이 매우 어려웠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은 모든 것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특히 결혼은 경제적으로 부담이 크기 때문에 ‘미혼 혹은 약혼’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 갈등이 일어난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이런 배경을 이해하고 본문을 보면 더 다가올 것입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고린도 교회 내에서도 ‘기근 및 경제적 혼란’과 상관없이 ‘결혼’을 추진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반대로 ‘결혼을 연기 혹은 파기’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을 것입니다.
그러면 문제가 무엇이겠습니까? 당연히 결혼을 추진하는 사람들은 으쓱?할 것입니다. 게다가 ‘하나님이 은혜를 주셔서…’라는 종교적 멘트를 더하면서 말입니다. 반대로 결혼을 연기하거나, 파기하는 사람들은 이상한 자격지심 혹은 엉뚱한 핑계를 대며 그 상황을 빠져나가려 할 것입니다.
2. 이런 상황에 대한 사도 바울의 접근은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지만, 또 명쾌합니다.
25절에서 “내가 주께 받은 계명이 없으되…”는 이런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구약성경’의 언급 혹은 ‘예수님의 말씀’이 없다는 뜻입니다. (혹시라도 계시 받는 것으로 이해하면 안 됩니다.) 그렇게, “주의 자비하심을 받아서 충성스러운 자가 된 내가 의견을 말하노니”는 ‘사람, 바울의 생각을 십자가에 못 박고, 십자가 앞에 겸손히 엎드려 구한 지혜라고 믿고 말씀드립니다.’라는 말이 녹아 있습니다.
26~34절을 통해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사도 바울은 당시 ‘고린도 지역의 기근’이라는 환란을 ‘재림’의 징조로 해석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26절에서 “그냥 지내는 것이 좋으니라”라고 말합니다. 29절 “그 때가 단축하여진 고로”, 즉 예수님의 재림이 더 빨라질 것이며, 그 전에 있을 환란 역시 단축될 것으로 본 것입니다.
또한 31절에서 “이 세상의 외형은 지나감이라”를 통해 ‘예수님의 재림을 통한 완전한 재창조’를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 그 중에서도 38절을 보면서 “재림을 앞두고 있으니, ‘결혼 하지 않는 것’을 사도 바울이 더 좋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결혼 안 하는 것이 더 신앙적이다. 하나님만 기쁘시게 하고, 하늘의 것만 생각해야 한다.”라는 식의 해석은 안 됩니다. 이런 것 역시 자기 상황을 합리화하기 위해 성경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38절의 원어적 의미를 일일이 다 설명하기는 너무 깁니다. 38절은 “결혼하는 것도 탁월하게 (kalos)하는 것이고, 결혼하지 않는 것은 (더) 선한 것(agathos)입니다.” 라고 번역하는 것이 원어에 더 가깝습니다. 비교급도 중요하지만, 단어를 다르게 사용함으로 생각하도록 만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읽는 모든 성도들)’에게 직접적인 답을 주기보다 ‘주 안에서, 십자가 앞에서 영적 질문’을 하길 원했습니다.
다시 29~35절은 당장 어떤 답을 원하는 ‘고린도 교인들’에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해보라’는 말입니다.” 35절의 “너희에게 올무를 놓으려 함이 아니니…” 즉, “이런 영적 질문이 너희를 더 헷갈리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입니다.
3. 사도 바울은 ‘결혼’이라는 ‘이 땅의 가장 중요한 이슈(인륜지대사 人倫之大事)를 통해 ‘재림’이라는 ‘하늘의 이슈’를 말하고 있습니다. 땅의 시각을 하늘의 시각으로 옮겨서 설명합니다.
답을 즉시 알려주기 보다 스스로 십자가 앞에 엎드려 ‘하나님의 뜻, 기뻐하심’이 무엇인지 찾길 바라고 있습니다.
요즘 유행이 있습니다. 유명 종교인들(기독교 포함)의 즉문즉답 형태의 고민상담?입니다. 필요한 것이지만, 가려서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걸 듣고 있는 내 본심이 무엇인지 살펴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 담겨있는 사도 바울의 마음을 한마디로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그런 것들로 너무 애쓰지 마십시오. 그런 것을 가지고 너무 자랑하거나, 기뻐하거나, 축복이라며 말하지 마십시오. 반대로 너무 걱정하거나, 낙심하거나, 축복 못 받은 것이라 말하지 마십시오. 이런 저런 땅의 것들로 하늘의 귀한 것을 판단하지 마십시오. 이런 저런 것들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기쁨’을 위해 결정하는 모든 것들을 십자가에 못 박으면 ‘하나님의 기쁨’을 위해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기쁨이 되기 위해 십자가를 택하시는 저와 여러분 되길 축원합니다.
지민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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