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잠언 2장 1~22절
1. 제가 어제 실수를 했습니다. ‘잠언 2장 1~15절’이었는데, ‘잠언 1장 20~33절’을 함께 나눴습니다. 핑계이지만, 그렇게 잠언의 서론(?)을 나눌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어제 말씀드린 대로 자기 종교심에 취한 솔로몬의 마음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하나님 앞에 깊은 ‘영적 회한(悔恨, regret)’을 가지고 잠언을 기록한 솔로몬의 마음으로 ‘잠언 2장’을 읽어보십시오.
아마, 첫 소절 “내 아들아” 속에 담긴 솔로몬의 떨리는 심정이 느껴지실 것입니다. 어쩌면 글을 쓰는 순간, 그 옛날 “내 아들아”라고 부르던 아버지 다윗의 음성이 겹쳤을 것입니다. 또 성전 낙성식을 마친 그 밤에 자신을 찾아오신 ‘여호와 하나님’의 음성이 겹쳤을 것입니다.
또한 16~17절을 기록하는 손은 떨렸을 것입니다. 눈에는 눈물이 흘렀을 것입니다. 심정은 갈갈이 찢겼을 것입니다. 왜 그랬는지는 상세히 설명 드리지 않아도 아실 것입니다.
그렇게 한 글자 한 글자 적어 내려가는 솔로몬의 흔들리는 손과 마음을 성령님께서 붙들고 계셨을 것입니다.
2. 다시 “내 아들아”를 보십시오. 이것은 는 단순히 자신의 뒤를 이어 왕이 되는 ‘르호보암’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이스라엘 왕들, 모든 하나님의 백성들 또 저와 여러분을 향한 애타는 ‘부름’입니다.
안타깝게도 “내 아들아” 이후에 기록된 솔로몬을 간절한 당부는 먹혀 들지 않았습니다. 솔로몬을 통해 말씀하신 것을 지킨 왕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생명처럼 여기며 붙들었던 단 한 사람을 기억해야 합니다. 누구가 그 한 사람이었냐를 연구하고 따지기보다, 그 사람이 저와 여러분이 되어야 합니다.
3. 잠언 2장을 묵상할 때 열쇠(Key word)같은 절이 있습니다. 7절입니다. 7절에서 “정직한 자”와 “완전한 지혜”가 무엇일까요? (여기서 멈춰서 잘 생각해보십시오.)
7절의 “정직한 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거짓말, 속임수 등’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항상 조심스러운 것이 이렇게 말하면 도덕과 윤리의 ‘정직’을 등한시하는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코 아닙니다. 기독교 윤리의 정직은 기본입니다.)
7절, 아니 성경에서 말하는 ‘정직’은 ‘인간 행위와 도덕의 어떠함과 상관없이 하나님을 떠난 죄인, 하나님을 모르는 죄인, 하나님을 이용하는 죄인’이라는 근원적 지적 앞에 정직한 것을 말합니다. “네 저는 하나님 앞에 죄인입니다.”를 철저히 인정하는 사람이 ‘정직한 자’입니다.
4. 그렇게 성령의 감동으로 말미암은 ‘죄인됨을 인정한 자’ 즉 ‘정직한 자’에게 ‘하나님의 완전한 지혜’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예비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행실이 온전한 자’는 ‘십자가에 범죄한 자기 실존을 못 박는 믿음의 행동(행실)과 결단’을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사실, 솔로몬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죄인에게 베푸신 대속의 은혜가 흐려졌었던 대표적인 사람입니다. 어쩌면 그에게 왕의 자리, 넘치는 축복과 현란한 달란트는 독약이었는지 모릅니다.
하나님은 똑똑하고, 축복 많이 받고, 능력 있는 사람에게 관심이 없으십니다. 어쩌면 “그거 다 내가 준 것인데, 너는 그것으로 무엇을 하고 있느냐?”라는 엄중한 질문과 책임을 물으실 뿐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죄성과 욕심에 이끌리어 살아가는 인간 실존에 대해 정직한 인정을 하는 사람에게 관심이 있으십니다.
그렇게 인정만 하고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 못 박힘으로 내 안에서 예수님이 나 대신 사는 삶을 택한 사람에게 관심이 있으십니다.
5. 네, 예수님을 자기 속에 ‘품고’! 내가 아닌 예수님으로 사는 사람을 찾고 계십니다. 여기서 ‘품고’라는 표현을 가만히 묵상하시면서, 잠언 1장 1~4절을 다시 읽어보십시오.
“나의 말, 나의 계명, 지혜, 지식”을 인격적 존재를 대하듯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받으며, 간직하며, 기울이며…”는 사람 혹은 물건 등을 ‘품는 것’ 즉, ‘영접하는 것’이 연상됩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언어로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영적 환대’로 우리 영혼에 품는 것입니다.
그 품은 하나님의 말씀,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내가 죽은 자리에서 생명과 능력으로 자라나 나를 완전히 장악하길 기도해야 합니다.
세상의 속임수, 인간 죄성에 이끌린 어둠의 길이 아니라, 십자가의 정직과 성령의 빛으로 인도함 받는 길을 가야 망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저와 여러분이 품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생명 길로 걸어가길 축원합니다.
지민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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