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편 18편 1~15절
1. 시편 18편은 50절에 이르는 긴 시편입니다. 일반적으로 시편 18편은 ‘제왕시’로 분류되지만 ‘왕의 감사시’입니다. 표제에 기록된 것처럼 “여호와께서 다윗을 그 모든 원수들의 손에서와 사울의 손에서 건져 주신 날에 다윗이 이 노래의 말로 여호와께 아뢰어 이르되”에서 알 수 있듯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그 우여곡절을 견디고 마침내 ‘왕’이 된 ‘다윗의 고백입니다.
다윗이 기록한 모든 시편이 그렇지만, 시편 18편에는 하나님을 향한 다윗의 마음이 어떠한지 잘 나타나 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을 통해 주어지는 ‘어떤 것(왕권, 축복, 지식, 유명세 등)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 아닙니다. 하나님, 그 분을 향한 순수한 ‘영적 갈망’이 있었던 사람입니다.
2. 시편 18편의 시작을 보십시오. “나의 힘이되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1절) 첫 고백에서 “마침내, 왕이 되게 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윗에게 왕이 되고 안 되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2절, 역시 ‘하나님에 대한 순수한 갈망, 사랑’에 대한 고백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의 대단한 신적 능력(7~15절)’이 그에게 ‘반석, 요새, 방패, 뿔, 산성’이라는 것이 아닙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그 강력한 신적 능력으로 자신을 건지시고, 보호하신 것을 ‘시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닙니다.
어린 아이가 ‘어머니’의 능력 여부와 상관없이, 아무런 조건없이 ‘어머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순수하게 어머니’에게 피하는 것, 그 품에 안기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1~2절을 고백한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조건 없는 사랑’만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우리도 하나님을 향하여 ‘조건 없는 사랑’을 품어야 합니다. 종교적인 훈련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예수님을 향한 조건 없는 사랑,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합니다.’라는 영적 고백이 흘러나와야 합니다.
하나님은 분명 그런 사람을 찾으십니다. 십자가에서 쏟으신 그 사랑만으로 감격하는 사람이 줄어든 이 때에 다윗같은 순전한 마음으로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을 찾고 계십니다.
3~6절을 가만히 살펴보십시오. ‘다윗’은 ‘원수의 쫓김을 받을 때도(3절), 사망이 자신을 얽맬 때도, 홍수가 범람한 것 같은 상황에서도(4절), 스올(지옥)의 줄, 사망의 올무가 자신을 둘러도(5절)’ 변함없이 ‘여호와 하나님을 의지하고, 아뢰었습니다.’(6절)
물론, ‘환난과 어려움’의 상황을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했을 것입니다. 상황의 변화를 위해 기도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환난과 고통, 어려움의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하나님의 나의 전부이십니다’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3. 사람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곤궁, 고난, 괴로움의 상황’에 처하면 자신이 믿는 ‘신적 존재’의 힘을 빌어 벗어나길 원합니다. 온갖 ‘종교적 행위’를 합니다. 이런 것은 타종교를 믿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신(god)’을 믿지 않는 사람도 궁극에서는 ‘초월적 존재’의 도움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자기 한계에 부딪힌 인간의 종교적 요청에 좌우되어 움직이시는 분이 아닙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우상이 아닌 이유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주권, 인간과의 인격적 관계, 사랑의 관계 속에서 일하십니다.
하나님은 살아계시고, 인격이 있으시기에 ‘주어지는 어떤 것’을 바라고 ‘하나님을 따르는 지 그렇지 않은 지를 아십니다.’
다윗은 결코 완벽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그를 “내 마음에 맞는 사람(합한 자)이라”(행13:22)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그가 ‘통일왕국’을 이루고, ‘성전 지을 비전’을 품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다윗의 “그냥 하나님이 좋아요.”라는 순수한 마음, 하나님을 향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아무 대가 바라지 않으시고, 죄인을 향하여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쏟으신 그 사랑을 잊지 마십시오. 그렇게 예수님의 사랑을 체험한 사람은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그냥 예수님을 사랑’ 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 예수님과 순전한 사랑으로 묶이게 되길 축원합니다.
지민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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