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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Hyung Yun

5월 14일 2021년 금요일 묵상

잠언 7장 1~27절


1. 제가 또 실수를 했습니다. 매일성경 진도(?)가 하루 밀렸습니다. 수요일에 알아차렸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의도적으로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잠언 7장’을 전체로 묵상하면서 ‘잠언 8장’과 연결하여 함께 살펴보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계속 반복되는 권유입니다만, 잠언을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는 종교적 계율 혹은 이 땅을 살면서 어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금언(金言, maxim) 수준이 아닙니다.

마음 깊은 곳에 아픔과 회한을 품고 눈물로 드리는 고백입니다. 읽는 모든 이에게 ‘나와 같은 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는 당부의 말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잠언 속에 담겨있는 솔로몬의 심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잠언을 읽은 후대 이스라엘 왕들이 ‘잘났네. 말은 잘한다. 해볼 거 다해보고 이렇게 말하면 곤란하지… 결국, 이스라엘이 이렇게 된 것은 당신 때문 아닙니까?’라는 비아냥에 가까운 생각을 한 것은 아닌지 걱정(?)마저 들었습니다.


2. 오늘 본문 속에는 ‘후회, 회한, 반성’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한 솔로몬의 아픈 마음이 드러나 있습니다.

‘음녀를 따라갔다’는 말로 드러나는 자신의 삶! 그 좋은 머리와 그 많은 축복을 가지고 결국 자신의 영광을 위해 살았던 모습! 하나님을 위해 지었다는 성전 조차 결국은 자신의 모든 행위를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 어리석은 자신의 모습에 가슴치는 솔로몬의 고백이 있습니다. (어느 부분일까요? 다시 본문을 읽으며 생각해보십시오.)

솔로몬이 가장 쓰기 어려웠던 부분은 7~9절이라고 생각합니다. 쓰기를 멈추고 다시 무릎 꿇어 기도를 시작한 처음은 7~9절입니다.

그리고 22~23절을 기록하며 울컥거리는 마음을 부여잡았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보이신 생명의 길, 그 말씀을 따라간 것이 아니라, 음녀의 유혹에 취해 걷지 말아야할 치명적인 길을 걸었던 자신을 돌아보며 기도했을 것입니다.


3. 그렇습니다. 7절의 ‘어리석은 자, 젊으니, 한 지혜 없는 자’는 솔로몬 자신입니다. 그것을 애 둘러 표현한 것입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짐승, 화살에 간이 뚫린 자’는 자기 자신이었습니다.

만약, 후대의 이스라엘 왕들이 이 마음, 이 솔로몬의 찢어지는 심정을 깊이 묵상하고 가슴에 담으며 ‘잠언’을 읽었다면 어땠을까요?

잠언 속에서 “사실, 나는 똑똑한 사람, 축복받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여호와 하나님의 대속의 은혜가 필요한 죄인일 뿐이다. 성전 낙성식에서 보여준 내 모습은 옳지 않았다. 아버지 다윗처럼 백성들과 함께 회중의 자리에 엎드려 있었어야 했다. 그런데, 난 회중을 마주하여 하늘을 향해 손을 들었다. 대제사장이 해야 할 그 역할을 내가 해버렸다. 성전을 지은 것, 그 웅장한 건물을 지은 것이 사명인 줄 착각했기 때문이다. 난 오히려 ‘어리석은 자’였다. 죄인을 향해 대속의 은혜를 베푸신 하나님의 긍휼을 잊은 ‘한 지혜 없는 사람’이었다.”라는 솔로몬의 마음을 봤다면 어땠을까요?


4. 솔로몬도 성경을 읽었습니다. 아버지 다윗의 시편도 읽었습니다. 이스라엘 왕들도 읽었습니다. 저와 여러분도 읽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 알 수 없지만, 셀 수 없는 사람들이 성경을 읽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의 은혜에 관해 들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떻습니까? 제 각 각입니다. 그냥 자기 듣고 싶은 대로, 자기 적용하고 싶은 대로, 자기 필요 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십자가에서 나는 죽고, 나 대신 예수님께서 사시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관심이 있어도 과거, 그 때의 사건에 머뭅니다. 일회성 혹은 행사성(고난 주간용?)으로 그칩니다.


5. 음녀의 속삭임은 의외로 구분이 안 됩니다. 세상의 말이 아닙니다. 성경 속에 담긴 ‘하늘의 이야기’를 ‘땅의 이야기’로 둔갑시킵니다. 십자가를 따라갈 때 들리는 ‘생명의 이야기’를 살짝 방향을 틀어 ‘죽음의 이야기’로 바꿉니다.

이 음녀의 속삭임과 유혹은 매우 가까이 있습니다. 12절의 기록처럼 늘 곁에 있습니다. 항상 들립니다.

그러나, 다시 고개를 들어야 합니다. ‘잠언 8장 1~6절’을 주목해야 합니다. 길 가 높은 곳에서 외치는 우리를 부르는 지혜(예수 그리스도)의 음성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내 자신의 이익, 내 자아의 유익을 위해 하나님 말씀을 적용하던 모든 생각과 판단을 멈춰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시선을 ‘나 대신 못 박혀 죽으신 예수님의 십자가’를 향해 들어야 합니다.

영적 시선은 십자가를 향하고, 영적 태도는 꿇어 엎드릴 때 진정한 생명의 역사가 저와 여러분의 삶에서 일어나게 될 줄 믿습니다.


지민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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