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편 13편 1~6절
1. 시편 13편의 시작인 “여호와여 어느 때까지니이까”를 통해 ‘다윗’의 애통한 마음과 함께 그의 고난, 환란, 아픔이 오랫동안 지속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확한 기간을 알기는 어렵습니다. 사울왕에게 쫓겨 다니던 시간, 아들 압살롬의 반역으로 도망 다니던 시간, 밧세바 사건으로 인해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졌던 시간 등을 생각해보면 참 긴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단순히 ‘고난, 환란, 아픔, 고통 등’에서 건짐 받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습니다. 즉, 상황이 변화되는 것을 바라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바라보고 붙들어야 하는지를 이 시편에서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2. 다윗은 1절에서 이 길고 긴 고통의 상황 속에서 자신이 간절히 바래야 할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힙니다. “주의 얼굴”입니다.
민수기 6장에 기록된 ‘대제사장 축복’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 (민수기 6:24~25절)를 통해서도 ‘여호와 하나님의 얼굴’이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중요한 표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얼굴을 대면한다는 것은 관계가 정상이라는 뜻입니다. 반대로 ‘얼굴을 숨김, 얼굴을 피함’은 관계가 비정상이라는 뜻입니다.
1~2절을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서 ‘얼굴’을 숨기셨습니다. 관계가 깨졌습니다. 하나님의 임재가 사라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지고, 하나님의 임재가 사라지면 다음 순서가 무엇일까요? 첫째 ‘영혼(마음)에 평안이 사라지고, 번민, 근심’이 가득하게 됩니다. 두번째, ‘사탄, 대적, 원수의 공격’이 있습니다. (2절)
다윗은 이런 상황 속에서 원인을 외부에서 찾지 않습니다. 사탄, 원수, 대적의 공격을 물리쳐 달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돌아봅니다. 3절을 보십시오. “나의 눈을 밝히소서! 두렵건데 내가 사망의 잠을 잘까 하오며”라고 말합니다.
네, ‘다윗’은 상황과 원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외부의 상황, 타인의 어떠함 등’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 “나의 눈을 밝히소서”라고 기도합니다. “내가 사망의 잠을 잘까 하오며”간구합니다. 깨어서 자신을 바라보기 위함 입니다. 문제의 원인을 외부가 아닌, 자기에게서 찾기 위해서 부단히 기도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3. 흔히 우리의 기도제목, 바람 등은 ‘상황’의 변화입니다. 상황의 변화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상황을 바라보는 영적 시선’이 중요합니다. ‘그 상황을 대하는 마음의 자세’가 더 중요합니다. ‘그 상황의 변화와 상관없이 견디고, 감당하게 하시는 분’이 누구이신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황이 변화되어 감사하고, 기뻐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고, 기뻐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오직 십자가 안에 있는 사람, 하나님의 자녀들만 가능합니다.
원수, 마귀는 이 땅의 상황을 가지고 우리를 위협하고, 공격합니다. 넘어지게 만듭니다. 그리고 우리를 망하게 했다고, 자랑합니다. 속임수의 덫을 쳐 놓고, 우리가 그 덫에 걸려 넘어지면 자기가 이겼다고 기뻐합니다.
이럴 때 우리가 이기는 방법은 ‘상황의 탈출, 변화, 모면, 뒤집힘’ 이 아닙니다. ‘십자가 붙들고 흔들리지 않는 것’입니다. ‘죄에 넘어진 나를 건지시기 위해 자기 몸을 드리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머물고, 그 사랑을 의지하는 것(5절)’뿐입니다.
어려운 시기를 지날 때, ‘상황의 변화’를 통해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도 귀한 일입니다. 하지만, 정말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찬양 받으시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적인 눈을 ‘주의 얼굴’에 고정시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태함, 나약함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것입니다.
‘사망의 잠’에서 깨어나 ‘여호와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십시오.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에 집중하십시오. 이것을 위해 ‘예배의 자리, 기도의 자리, 말씀 묵상의 자리’로 나아가십시오.
“어두운 데에 빛이 비치라 말씀하셨던 그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우리 마음에 비추셨느니라”(고후4:6)의 말씀처럼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의 심령과 가정, 삶의 모든 터전을 비춰주시길 축원합니다.
지민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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