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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Hyung Yun

3월 24일 2022년 목요일 묵상

본문: 레위기 14장 21~32절



1. 레위기는 복잡하고,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드는(?) 종교 제사의 방식을 기록한 책이 아닙니다. 영원한 생명이신 하나님을 싫어 버린 인간, 그렇게 스스로 영원한 죽음을 향해가는 인간들을 다시 만나시려는 하나님의 간절한 마음이 기록된 성경입니다.

“나를 떠나 스스로 죽음을 향해가는 너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너 대신 죽는 존재를 통해 너를 용서하고 너 대신 죽은 제물의 피로 너를 가려서 만날 것이다. 이 대속의 은혜는 내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완성할 것이다.”라는 하나님의 마음이 기록된 성경입니다.

레위기에 기록된 종교 절차(규례), 그 속에 담긴 하나님의 마음과 나의 죄악됨의 본질을 아는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향해 손을 뻗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향해 영혼의 손을 뻗은 사람은 레위기를 통해 더 구체적인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경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 오늘 본문 속에 하나님께서 베푸신 대속의 은혜를 향해 손은 뻗었으나 닿을 힘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하나님의 배려가 담겨 있습니다.

21절의 “만일 그가 가난하여 그의 힘이 미치지 못하면…”을 시작으로 “힘이 미치는 대로”라는 표현이 4번 더 나옵니다. (물론, 횟수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힘”이라고 번역된 히브리어 ‘yad’를 직역하면 ‘손(hand)’입니다. “손이 미치지(닿지) 못하면, 손이 미치는(닿는) 대로”라고 직역할 수 있습니다.

왜, ‘힘’을 ‘손’으로 바꾸면 좀 더 본문의 뜻이 입체적(?)으로 드러날까요? 마음에 그려보십시오. ‘어떤 것에 닿으려 뻗은 손, 파르르 떨리기까지 하는 손’을 그려보십시오.

하나님을 향한 간절함, 하나님의 은혜를 붙들고 싶은 가난한 사람의 간절함이 느껴지십니까? 그리고, 그 간절함으로 뻗은 마음의 손을 붙잡으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우리의 마음에 다가오십니까?


3.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런 간절함으로 하나님 앞에 나올까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하나님을 찾을 때 이런 가난한 사람의 낮은 마음, 그러나 ‘위로부터 임하는 십자가 은혜’를 향한 절박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올까요?

하나님께서는 재물의 많고 적음을 따라 “너는 이거라도 드려라. 너는 이정도는 드려야 된다.”라는 식으로 레위기를 기록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을 떠나 방황하는 인간, 영원한 죽음이라는 종착역을 향해가는 어리석은 인간을 향한 간절한 하나님의 손!과 그 손짓에 절박함으로 응답하는 인간의 뻗은 손!이 닿는 기록이 레위기입니다.

레위기에 기록된 제물들을 따져보면 대단히 풍성합니다. 풍족합니다. 큰 짐승을 잡고, 번제단에 태우면 피어 오르는 연기의 양과 시간이 크고 길 것입니다.

하지만, 착각하면 안 됩니다. 그런 대단한(?) 제물을 드리는 사람도, 그 제사를 집례하는 제사장도, 밖에서 피어 오르는 연기를 바라보는 사람들도 자기 생각으로 여호와 앞에 드리는 제물을 이해하면 안 됩니다.

속죄를 위한 하나님의 뻗은 손, 그 은혜의 손을 향해 벌벌 떨며 내 영혼의 손을 뻗는 것만 생각해야 합니다.


4.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서두르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 한 명도 빠뜨릴 수 없다는 하나님의 애절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만일 그가 가난하여 그의 힘이 미치지 못하면…”이라며, 모세를 재촉하여 기록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보았습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대속의 은혜를 입은 자들이 그 은혜를 붙들고 예배 드리는 곳입니다. 저와 여러분이 교회에 나오는 이유, 교회를 섬기는 이유의 궁극에는 ‘단 한 명도 빠뜨릴 수 없다.’는 하나님의 간곡한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대놓고 말은 그렇게 하지 않았지만, 제법 많은 교회들이 ‘모인 사람들의 수준(?)’을 가지고 ‘교회의 수준(?)’을 떠들었습니다. (상세하게 말하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수준을 따지는 인간의 어리석음…)

나의 성향, 성격, 수준 등은 ‘인간 죄성에 근거한 자아의 본질’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십자가 복음으로 내가 죽어야 ‘내 본성과 성향 반대인 예수님의 성향과 성품’이 드러나게 됩니다.

여전히 내 성향과 성품대로 사는 것이 즐거우면, 내가 믿는 십자가 복음을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어쩌면 여전히 십자가 주변을 맴돌고 있는지 모릅니다.

파르르 떨리는 마음의 손을 십자가를 향해 뻗으신 적이 있으십니까? 힘이 없어 내 스스로 닿을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이상하게 내 속에서 그 분의 십자가를 향해 손을 뻗게 하시는 은혜를 경험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그 간절히 뻗은 손을 덥석 잡으시는 예수님의 피 묻은 손, 그 끈적하지만 따스한 손을 느껴 보신 적 있으십니까? 있다면…! 그렇게 살 수 없습니다. 그런 태도로 살아지지 않습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마태복음 5장 3절)라는 예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 음성에 이끌린 가난하고 간절한 내 영혼의 손을 잡으시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의 손을 붙드시는 저와 여러분 되길 축원합니다.


지민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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