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베드로후서 2장 1~9절
1. 베드로 사도는 2장에서부터 당시 교회의 심각한 문제였던 거짓교사들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루기 시작합니다.
오늘 본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3절은 교회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거짓 교사들의 특징과 그들의 마지막 운명에 대해 기록합니다. 4~9절은 하나님을 대적한 존재들이 맞이한 심판의 예들을 기록합니다. 4절은 범죄한 천사들의 심판입니다. 이것은 ‘요한계시록’과 연결됩니다. 5절은 노아 홍수, 6~8절은 소돔과 고모라 때의 구원과 멸망입니다. 이것을 통해 거짓교사들이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음을 확실히 합니다.
‘거짓교사’라는 말을 대할 때 우리는 크게 두가지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먼저, ‘나는 평신도인데, 나와는 상관이 없다.’일 것입니다. 다음은 ‘그래도 나는 바른 복음을 전하는 목회자이니, 나와는 상관이 없다.’입니다. 저도 이렇게 생각하겠지요.
우리는 오늘 말씀을 통해 ‘거짓교사’의 특징을 파악하여 그들을 분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자신이 ‘거짓교사’처럼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를 돌아봐야 합니다. 또 거짓교사들의 가르침에 넘어간다면 결국 그 꾐에 넘어간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2. 사실, 오늘 말씀 2~3절을 보면 거짓교사들의 음란한 행위와 그런 그들의 삶을 따라간 것을 꾸짖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도덕적인 몰락, 음란과 음행을 하지 않는 사람들, 행한 적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과 별 상관이 없는 것으로 여깁니다. 저들, 그들을 향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씀하는 ‘음란의 범위’는 훨씬 광범위합니다. 윤리와 도덕의 기준보다 더 엄격합니다.
배우자 외에 다른 사람과의 모든 성적 관계를 음행으로 말하는 것처럼 ‘하나님 외에 다른 것을 섬기는 것’, ‘하나님과 다른 존재를 함께 섬기는 것’, 하나님을 이용하여 내가 원하는 존재를 얻으려는 것’이 모두다 음란에 포함됩니다.
즉, 예수님의 십자가 능력을 자아실현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려는 것도 성경이 말씀하는 음란입니다. 성령의 능력을 범죄한 인간의 탐심을 발현할 주술적 힘 정도로 착각하여 악용하는 것도 성경이 말씀하는 음란입니다. 하나님을 이용하여 사람의 이익을 챙기려 드는 것도 성경이 말씀하는 음란입니다.
3. 하나님은 도덕, 윤리의 기준을 뛰어넘은 눈으로 우리의 본심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우리의 중심을 보십니다. 불꽃같은 눈으로 우리 심령을 살피십니다.
자신이 지은 죄를 감추며 뻔뻔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도 보시지만, 인간의 도덕행위에 근거한 자기 의로움으로 가득한 높아진 마음, 종교성으로 닳고 닳은 뻔뻔함도 바라보고 계십니다.
오늘 묵상을 기록하면서 쓰고 지우기를 몇 번을 한지 모릅니다. ‘너나 잘하세요.’라는 마음의 소리가 자판을 두드리는 저를 망설이게 했습니다.
‘종교성으로 포장된 탐심, 목회성공이라는 탐심, 잘하는(?) 목회자라는 소리 듣고 싶은 탐심’ 때문에 목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래도 난, 이런 말을 하니까 나는 아닐 거야’라며 스스로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등등 참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감사한 것이 있다면, 언젠가부터 ‘거짓교사’를 비롯한 성경의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인물들을 대할 때마다 ‘내가 저 사람이 될 수 있다’라는 두려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면, 그 못 박힌 상처가 아물기 전에 또 못 박히셔야 합니다. 그래야 그 못박힌 자국에 굳은 살이 배지 않습니다. 일회성 못 박힘으로 끝난 신앙인들은 결국 심령에 굳은 살이 배입니다. 그러면 심각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성경을 자기 합리화를 위한 구실 찾기 용으로 이용하기 시작합니다. 십자가의 복음을 자기 정당성을 위한 방패막이로 이용합니다.
혹시 우리 중에 훌륭한 신앙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 있습니까? 심지어 자기 스스로 신앙이 좀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 있습니까? 아니면, 난 좀 부족하지만… 저 사람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드는 분 계십니까? (이 말을 하고 보니 모두다 저에게 해당되는 말입니다. 제가 제일 위험한 사람입니다.) 네, 믿는 우리가 위험한 착각에 빠질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성경 말씀을 대할 때마다, 기도할 때마다 “가장 먼저 주님 발 앞에 엎드려야 할 사람, 십자가에 못 박혀야 할 사람은 제 자신입니다.”라는 고백이 터지는 사람, 그 고백대로 사는 사람만이 ‘십자가의 은혜로 의로운 사람이라 여김을 받은 성도인 줄 믿습니다.
지민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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